아티스트 헤르시는 태양과 와인 그리고 바다, 자연 속에 있는 것을 모든 것을 사랑한다. 그림 그리는 법을 따로 배운 적은 없다.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캔버스와 도자기 위에 써 내려가기 시작한 헤르시는 도자기로 제작한 와인잔 작업으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특유의 유러피안 화풍과 다채롭고 강렬한 컬러 조합으로 국내에서 보기 드문 이국적인 작품을 그려내고 있다. 아티스트 헤르시는 ‘자유로움’ 그 자체다. 언제나 자신을 이끄는 것에 따라 자유롭게 움직인다. 그가 보여줄 작품은 또 얼마나 자유롭고 눈이 부실지 기대된다. 그의 뜨거운 작품 속에서 잠시나마 여유로움을 느껴보기를.
헤르시(HERNC)의 의미는 무엇인가?
“He realized nothing concrete.”의 약어이다. “Don’t think too much, just do somethings you imagine natural.”의 의미로 “생각을 너무 많이 하지 말고, 자기가 하려고 했던 것을 해라.”라는 뜻을 담고 있다. 나이키의 ‘Just do it’과 같은 뜻이다.
작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자유로움, 그리고 작업 속에 담긴 대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서울의 작업실을 정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위해 여행을 떠났다고. 여행을 통해 배운 것이 있다면?
프랑스 파리를 시작으로 니스, 런던, 베를린, 지금은 말라가에 와있다. 이번 여행의 주된 목적은 비워 내기와 새로 담기다. 그릇에 음식이 가득 차면 새로운 음식을 못 담는 것처럼, 마음에 빈자리가 없는 것 같아 새로운 감각과 감정 그리고 경험을 담고자 비워내기 위한 여행을 하고 있다. 미디어와 잠깐 떨어져 보기도 하고, 익숙한 환경이 안정감을 주지만 안일한 마음도 주는 것 같아서 나에게 조금 더 열기를 불어넣고 싶었다. 그리고 항상 장기간 거주해 보고 싶었던 파리, 바르셀로나 등에 살면서 내가 상상하던 것과 현실이 같을지도 궁금했다.
주로 어디서 영감을 받는지 궁금하다.
내 그림의 주제와 같이 저녁 식사 자리에서 흥미로운 요소들을 발견한다. 예를 들면, 친구들과 와인바에서 즐겁게 나누었던 대화를 상상하면서 작업을 한다. 또 다양한 시대의 역사를 담은 박물관에서도 영감을 받는다.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은 무슨 이유로, 어떠한 형태로 서로 소통하고 기록을 남겼는지 관찰하다 보면 흥미로운 이야기를 많이 발견한다.
페인팅 작업 외에 오브제 작업도 하고 있다. 도예 작업 과정이 궁금하다.
주로 그리는 저녁 식탁, 만찬, 사물 상점에 대한 이야기를 사물로도 표현하고 싶었다. 와인잔, 물병 그리고 촛대 등을 핸드빌딩과 캐스팅 형태로 작업하고 있다. 특히 화병과 와인잔을 주로 만든다. 자주 사용할 수 있는 사물을 만들고 싶었는데, 다행히 다양한 공간에서 와인잔을 사용해 주고 있어 많은 분께 좋은 경험으로 전달되는 것 같다.
나에게 영감을 주는 아티스트가 있다면?
벨 에포크(Belle époque) 시기의 뮤지션, 작가들. 특히 마티스를 가장 좋아한다. 페인터 외에 영국에서 활동하는 루크 에드워드 홀, 이자벨라 꼬띠에르, 스튜디오 렌카, 대니 폭스와 뉴욕에서 활동하는 푸드 아티스트 라일라 고하드, 독일의 작가 다니엘 리히터, 마요르카에서 카사 발란드라를 운영하는 클라우디아도 좋아한다. 마지막으로, 류시화 시인의 책들도!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했다.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다면?
반스와의 작업이 기억에 남는다. 헤르시라는 이름으로 SNS 계정을 만든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을 때 연락이 와서 같이 작업했고, 반스 인도어 스케이트 파크에서의 열린 작은 전시는 내가 지향하는 동적인 공간에서의 전시였기에 매우 재밌었다. 또 해방촌 세몰리나 클럽이나 충무로의 섬광과의 협업도 즐거웠다. 와인바나 식공간에서 작업을 같이 선보이는 것이 흥미로운 것 같다.
삶의 목표나 지향점은 무엇인가?
모나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사람이 되는 것!
어떤 아티스트로 기억되길 바라나?
긍정적인 이야기를 전달하는 아티스트
앞으로 계획이나 이루고 싶은 목표가 궁금하다.
언젠가 대화를 나누고 작업도 할 수 있는 작은 와인바를 만들고 싶다.
Photo by Seongwoong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