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 Kong Art Week #3 : Key Moments in Art Week | 스피커 spee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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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 Kong Art Week #3 : Key Moments in Art Week

2018 홍콩 아트위크를 설명하는 네 가지 키워드.

1. ART BASEL HONG KONG

매년 3월 찾아오는 홍콩 아트 위크의 중심은 역시나 아트 바젤 홍콩이다. 올해로 6회 째를 맞은 아트 바젤 홍콩은 3월 29일부터 31일이까지 홍콩 컨벤션 센터(HKCEC)에서 개최되었으며, 총 32개국 248개의 갤러리가 참가했다. 아트 바젤 홍콩의 전시 섹터는 ‘갤러리스(Galleries)’, ‘인사이츠(Insights)’, ‘디스커버리스(Discoveries)’, ‘캐비넷(Kabinett)’, ‘인카운터스(Encounters)’ 이렇게 총 다섯 가지로 나뉘어진다. ‘갤러리스’는 세계 아트 신을 선도하는 모던 & 컨템포러리 아트 갤러리들이 주로 참여하는 메인 섹터로 올해는 가고시안 갤러리, 화이트 큐브 갤러리, 갤러리 오라-오라를 비롯해 총 194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인사이츠’는 아시아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기반을 둔 갤러리나 이 지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디스커버리스’는 신진 작가나 갤러리를 소개하는 섹터이며 작년부터 도입된 ‘캐비넷’은 갤러리 부스 안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특정한 주제 혹은 작가에 대해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인카운터스’는 거대한 스케일의 조각이나 설치 작품을 선보여 전통적인 아트 페어에서와 달리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섹터이다.
올해는 특히 국내 갤러리와 작가들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갤러리스 섹터에는 첫 데뷔한 리안 갤러리를 비롯해 아라리오 갤러리, 국제 갤러리, 학고재, PKM 갤러리 등의 갤러리가 참여하였으며, 우손 갤러리와 조현 화랑, 갤러리 바톤은 각각 이강소, 이배, 애나한 등의 작가를 소개하며 처음으로 인사이츠 섹터에 참가했다. 국제 갤러리와 아라리오 갤러리는 각각 캐비넷 섹터를 마련하여 포스트 단색화가로 주목받고 있는 김용익과 국내 1세대 전위예술 아티스트인 김구림의 작품을 소개했다. 이외에도 페어장 곳곳에서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 작품을 비롯해 정연두, 김환기, 박서보, 이우환, 양혜규 등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끊임없이 마주할 수 있어 높아진 한국 예술계의 위상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EDITOR’s PICK I 에르빈 부름(Erwin Wurm)의 <One Minute Sculptures>

Erwin Wurm, ‘One Minute Sculptures’, Various materials, 2000-2018

올해 아트 바젤 홍콩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장면은 오스트리아에서 작업 활동을 하는 작가 에르빈 부름의 2000년부터 2018년까지의 작품을 모은 인카운터스 섹터 전시 <One Minute Sculptures> 였다. 구멍이 뚫려 있는 가구 안으로 고개를 넣거나, 바닥에 놓여져 있는 인형을 머리에 얹거나, 종이 하나를 머리 사이에 끼고 서로의 머리를 맞대는 등 참여하는 관람객들이 하나하나의 조각 작품으로 완성될 수 있도록 한 에르빈 부름의 작품들은 조각의 정의에 대해 다시금 고찰하도록 했다. 에르빈 부름이 조각의 정체성에 대해 깊게 고민한 결과는 결국 관객의 개입을 통한 확장이었다. 적당한 위트와 철학적인 메세지를 동시에 던지는 그의 작품은 이태원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개최되고 있는 개인전 <Erwin Wurm : One Minute Forever>에서 9월 9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2. ART CENTRAL

비슷한 기간에 가까운 장소에서 열리는 아트 페어지만 아트 센트럴의 분위기는 아트 바젤 홍콩과 사뭇 다르다. 아트 바젤 홍콩은 예술 종사자나 컬렉터로 보이는 관람객들이 많은 반면, 아트 센트럴은 나들이를 나온 듯한 가족 단위의 관람객과 견학을 위해 찾은 학생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아트 바젤 홍콩이 열리는 페어장 안 카페에서는 주로 샴페인을 마시지만, 아트 센트럴은 아예 테라스 한 켠에 마련된 푸드 코트에서 마치 축제에 온 듯 스트리트 푸드를 즐길 수 있다. 선보이는 작품의 가격대도 아트 바젤 홍콩에 비해 아트 센트럴이 더 저렴한 편이다. 아트 바젤 홍콩은 격식있게 갖춰 입고 방문해야 하는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같다면 아트 센트럴은 그보다는 좀 더 캐주얼하게 입고 가고 되는 편안한 분위기의 가정식 레스토랑 같은 느낌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선보이는 작품들의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은 전혀 아니다. 갤러리 현대, 화이트 스톤 갤러리 등 총 102개의 갤러리가 참여한 올해의 아트 센트럴은 오히려 아트 바젤 홍콩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진 갤러리 및 작가들이 선보이는 자유롭고 흥미로운 형태의 작품들부터 데미안 허스트, 쿠사마 야요이, 이브 클랭(Yves Klein)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까지 폭넓은 감상이 가능했던 그야말로 예술의 장이었다.

 

EDITOR’s PICK I 매독스 갤러리(Maddox Gallery)가 선보인 미스터 브레인워시(Mr. Brainwash)의 작품들

Mr.Brainwash, ‘Exhibition’. Oil on canvas, 2018
Mr.Brainwash, ‘Shopping On Rodeo Drive’, Oil on canvas, 2018

LA에서 구제 옷을 팔던 평범했던 티에리 구에타(Thierry Guetta)가 세계적인 스트리트 팝 아티스트 미스터 브레인워시(Mr.Brainwash)가 된 건 불과 10여년 전의 일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은 예술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 아니더라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그려진다. 작품 속에 제프 쿤스의 <풍선 개 (Ballong Dog)>등 다른 아티스트들의 시그너처 작품들을 위트있게 배치하기도 하고, 텍스트도 적극 활용한다. 위트와 유머 가득한 그의 작품들 덕분에 아트 센트럴의 매독스 갤러리 부스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아트 센트럴을 장식했던 그의 작품들은 현재 런던 웨스트본 그로브(Westbourne Grove)에 위치한 매독스 갤러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3. Endless Art Events

홍콩 아트 위크 기간에는 아트 바젤 홍콩, 아트 센트럴 등의 아트 페어 이외에도 다양한 이벤트가 열린다. 올해의 아트 위크 역시 동시다발적으로 아트 이벤트가 개최됐다. 우선 아트 바젤 홍콩이 열린 홍콩 컨벤션 센터 3층에서는 올림피아 스캐리(Olympia Scarry), 류치헝(Liu Chih-Hung), 황란 등 아티스트들이 재해석한 레이디 디올 백을 선보인 전시 <LADY DIOR AS SEEN BY>가 3월 25일부터 4월 1일까지 개최됐다. 이 전시는 2011년부터 디올이 전세계 곳곳에서 지속적으로 개최해 온 전시로 패션 아이템으로서의 레이디 디올 백이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완성되는 순간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또한 하버 프론트에 위치한 아트 센트럴 페어장 앞 타마 공원(Tamar Park)에서는 홍콩의 첫 공공미술 프로젝트 <하버 아트 조각 공원(Harbour Arts Sculpture Park)>이 진행됐다. 한국 작가 김홍석의 작품 <곰 같은 형태(Bearlike Construction)>를 비롯해 영국의 트레이시 에민, 미국의 제니 홀저(Jenny Holzer), 일본의 쿠사마 야요이, 홍콩의 허관팅(Ho Kwun Ting) 등 다양한 국적의 작가 총 19인이 참여한 조각 작품들이 빅토리아 항구의 산책로를 장식했다. 아시아 소사이어티 홍콩(Asia Society Hong Kong)에서는 미국의 팝 아티스트 로버트 인디애나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Love Long : Robert Indiana and Asia>가 7월 15일까지 개최된다. 우거진 나무들 덕분에 마치 도심 안의 휴양지에 온 듯한 기분을 선사하는 아시아 소사이어티 홍콩에서 항구가 내려다 보이는 경치와 어우러진 그의 대표작 <LOVE>를 감상하는 기분은 남다르다. 이외에도 새롭게 문을 연 아트 빌딩 H 퀸즈에서는 울프강 틸먼, 아이웨이웨이, 요시토모 나라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개인전이, 홍콩 농업 은행 빌딩에 위치한 화이트 큐브 갤러리와 페로탕 갤러리에서는 각각 안토니 곰리(Antony Gormley)와 카우스의 개인전이 개최돼 아트 러버들에게는 황홀한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4. #OOTARTLOVER

홍콩 아트 위크를 기대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요소는 전 세계에서 모이는 아트 러버들의 패션을 감상하는 일이다. 특히 아트와 패션의 경계가 더욱 모호해지고 있는 요즘, 컬렉션에서도 예술적 요소를 만나볼 수 있듯 아트 위크에서도 패션너블한 순간들을 찾아볼 수 있다. 최근에는 아티스트나 갤러리스트 뿐만 아니라 홍콩 아트 위크를 방문하는 인플루언서나 셀러브리티도 증가하면서 이들의 ‘#OOTD’를 엿보는 재미도 더해졌다. 아이린, 강소라, 이혜영, 엄정화 등 올해 홍콩을 찾은 국내 아트 러버들의 ‘#OOTARTLOVER’를 감상해보자.

오프 숄더 블라우스를 입고 페로탕 갤러리에서 열린 카우스의 개인전을 찾은 아이린과 아트 바젤 홍콩이 개최된 홍콩 컨벤션 센터 앞에서 레드 수트를 착용한 채 포즈를 취하고 있는 강소라.
마이클 보르만스(Michaël Borremans)의 작품 , 니코스 나브리디스(Nikos Navridis)의 작품 앞에서 각각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혜영과 엄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