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의 마지막 주 홍콩은 글로벌 아트 페어인 아트 바젤과 아트 센트럴을 비롯해 주요 갤러리 전시 오프닝 행사가 연이어 펼쳐지는 등 크고 작은 예술적 이벤트로 가득 채워졌다. 비록 아트 위크는 막을 내렸지만 한발 늦은 지금 홍콩을 방문한다고 해도 여전히 예술로 물들어 있는 홍콩을 발견할 수 있다. 아트 위크를 놓친 아쉬움을 달래줄, 여전히 진행중인 매력적인 전시 세 가지를 소개한다.
1. <KAWS>
@페로탕 갤러리
홍콩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중국농업은행 건물 17층에 자리한 페로탕 갤러리에서는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매니아층을 보유한 아티스트 카우스(KAWS)의 개인전이 한창이다. 페로탕 갤러리 홍콩과 도쿄, 두 도시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이번 개인전은 2000년대 초반 도쿄에서 아티스트로서의 커리어를 강화해나가던 시기와 2012년 페로탕 갤러리 홍콩에서 <The Nature of Need>라는 주제로 전시를 열었던 당시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기회다. 갤러리 한 켠에 설치되어 있는 카우스의 시그너처 작품 ‘KAWS BFF’ 앞은 인증샷을 찍으려는 관람객들로 늘 붐비니 인스타그램에 자랑할 만한 제대로 된 인증샷을 찍기 위해서 인내심있는 기다림은 필수다. 5월 19일까지.
ADD 17/F, 50 Connaught Road Central,
WEB www.perrotin.com
2. <Wolfgang Tillmans>
데이빗 즈워너
지난해 런던 테이트 모던 미술관에서 특별전을 개최하기도 했던 사진작가 울프강 틸먼의 홍콩 첫 개인전이 센트럴 H퀸즈 빌딩에 새롭게 문을 연 데이빗 즈워너에서 열리고 있다. 이전에 공개된 적 없던 작품들을 다수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전시에서는 울프강 틸먼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 세계에 대한 그만의 편안하고도 애정어린 시선을 엿볼 수 있다. 데이빗 즈워너 갤러리 두 개 층의 벽면을 가득 수놓은 작품 속 인물들은 거리의 노숙자이기도, 취재중인 리포터이기도, 슬리브 티를 입고 무심한 표정으로 겨드랑이 체모를 드러낸 여인이기도 하다. 울프강 틸먼 특유의 시선으로 담아서 일까? 각자 너무도 다른 삶을 살아왔을 것만 같은 이들에게서 공통적으로 총기와 활력이 느껴진다. 5월 12일까지.
ADD 5-6/F, H Queen’s, 80 Queen’s Road Central
WEB www.davidzwirner.com
3. <Refutation>
탕 컨템포러리 아트
수십억 대의 세금폭탄을 맞고, 스튜디오는 불도저로 순식간에 없어지는 등 중국 정부로부터 심한 탄압을 받았던 경험에도 불구하고 아이웨이웨이는 여전히 사회를 향해 약자들의 인권과 국제적 평화를 위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H 퀸즈 10층에 위치한 탕 컨템포러리 아트에서 열리고 있는 아이웨이웨이의 개인전 <Refutation>은 사회적 문제에 대한 그의 소신을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예다. 갤러리 절반의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설치 작품 <Law of the Journey>는 지난 2015년 그리스 레스보스 섬에서 난민들을 처음 목격한 이후 23개국 40개의 난민 캠프에서 천 시간 이상의 촬영을 진행하고 그 다음 해 선보인 작품이다. 중국 정부의 탄압으로 신장 지역의 한 지하 상가, 뉴욕 7번가에 있는 스튜디오를 거쳐 현재 베를린에 있는 스튜디오에 이르기까지 정치적 난민생활을 지속해 온 개인적 경험이 그로 하여금 저항할 수 없는 외적인 힘에 의해 극단적인 불행에 빠진 난민들에게 관심을 갖게 한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 백 년의 식민지 역사를 가지고 있는 홍콩의 중심에서 이 작품을 바라보는 기분은 남다르다. 4월 30일까지.
ADD 10/F, H Queen’s, 80 Queen’s Road Central
WEB www.tangcontempora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