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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BIC, 오뚜기 등의 캐릭터를 재료 삼는 페이크 아티스트, 샘 바이 펜은 유머러스한 동시에 더없이 진지한 작가다. 꾸준히 개인전을 열고 L.A. 아트 쇼, 스콥 마이애미(Scope Miami), 아트 부산 등 다양한 아트 페어에 참가했을 뿐만 아니라 페인팅에서 시작해 디지털 작업, 설치와 그래피티 등으로 분야를 확장 중이다. 샘 바이 펜의 트레이드마크였던 미쉐린의 ‘비벨덤’ 외에 끊임없이 캐릭터를 창조하는 것도 예술적 방법론에 대한 고민의 결과다. 작가의 고유한 시선으로 재해석된 낯설고도 이질적인 캐릭터들. 사랑스러운 그들이 던지는 질문은 결코 가볍지 않다.

SNS에 올린 페이크 아트에 대한 정의가 흥미롭다. ‘상업화된 현대사회 속에 존재하는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이 미묘한 이질감으로 사람들에게 다가오는 순간이 내가 말하는 페이크 아트다’.

어릴 때 [포트리스] 게임을 즐겨 했었다. 한정된 캐릭터를 고르는 것이 익숙한 상황에서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 기존의 것을 토대로 간호사 콘셉트의 새로운 캐릭터를 그리곤 했다. 지금 하는 작업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교육이나 법으로 주입시킨 어떤 규정들, 그러니까 패러다임 밖에서 바라보는 것. 정답이 아니라 다른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페이크 아트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장르를 불문하고 모든 예술가는 자신의 시선을 작품에 투영시킨다. 파고들면 각각의 메시지나 방식은 다르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자기가 보는 세계를 작품으로 제시하고 설득하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가치관이나 관점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옳고 그른 건 없다고 생각한다.

미쉐린의 비벨덤 캐릭터를 변형시킨 스타일, 즉 패러디 아트적인 색깔은 쭉 가져갈 생각인가?

미쉐린을 벗어나기 위해 2년 동안 노력했다. 지금은 조금 더 단순화시키거나 나만의 캐릭터를 만드는 식으로 작업하고 있다. 앞으로 어떤 게 나올지는 모른다.

폴란드에서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고 뉴욕 파슨스 디자인 스쿨을 다녔다. 다양한 나라에서 살았던 경험이 작품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주나?

동양인이 적은 폴란드에서 청소년기를 보내면서 남들과는 다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실제 좀 다른 사고를 하게 된 것 같다. 약간의 소외감도 느꼈는데 그 감정이 지금 작업에 자연스럽게 투영됐다. 사실 작업을 시작하게 된 이유 자체가 외국에서 오랫동안 살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어렸을 때부터 미술을 했고 파슨스에 입학한 후엔 그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다. 커리큘럼 자체가 예술보다는 패션 디자인 중심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갈증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가장 관심이 가는 동시대 아티스트는 누구인가?

요즘 매드사키에 푹 빠졌다. 얼핏 쉽게 그렸다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실제로 마주하면 작품의 아우라가 대단하다. 특히 일본 갤러리에서 커다란 캔버스를 부러진 것처럼 연출한 페인팅을 보고 완전히 다른 레벨이라고 느꼈다. 캔버스 틀 자체를 부러진 듯 만든다는 게 굉장히 사소하지만 나에게는 결정적으로 다가왔다. 커다란 사이즈도 압도적이었고 말이다.

작업 사이즈에 대한 욕심도 있나?

물론이다. 언젠가는 건물 하나를 뒤덮을 만큼 커다란 사이즈의 작업을 해 보고 싶다. 그런 점에서 두산 타워 앞의 설치 작품도 굉장히 의미 있었고 벽화 작업 역시 커리어의 일부분으로 계속 가져갈 생각이다.

벽화는 물론 회화와 설치 작품 모두 스트리트 문화와 오타쿠적 뉘앙스가 강하게 느껴진다.

‘오타쿠’인 건 맞지만 그런 것치고는 애니메이션을 많이 보지 않는 편이다. 그래도 한번 꽂히면 두 달 정도는 매일매일 같은 종류의 만화를 본다. 플루토를 그릴 땐 루니 툰스와 디즈니 만화에 빠져서 틀어 놓은 상태로 그림을 그리다가 잠들기 일쑤였다.

유튜브에서 인상 깊게 본 영상을 하나만 꼽아준다면?

아시아 예술 극장 컨템포러리 토크에서 예술 감독인 프리 라이젠이 강연한 ‘사회 안에서의 예술의 역할’. 프리 라이젠이 “예술가는 혁명가가 아니라 자기 시선을 통해서 다른 사람에게 경험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라는 말을 하는데 무척 고무적이었다. 나 역시 재미있어서 예술을 하는 사람으로서 크게 욕심부리지 않기로 했다. 그냥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임하기보단 다른 것들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변화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다.

 

 

 

미쉐린의 ‘비벨덤’과 디즈니 ‘플루토’ 등을 패러디한 아트워크가 가득한 작업실 풍경

나이키 에어포스 35주년을 기념하는 행사 [Nike Battle Force]에 전시된 샘 바이 펜의 작업들과 그의 체리 캐릭터로 만든 러그

샘 바이 펜에게 영감을 주는 피겨들과 만화책

Photo by Jooyoung Ahn

Professional Experiences

  • 2017 Jan “LA Art Show” with Gallery Ho, Los Angeles, U.S.A. (@LA Art Show)
  • 2016 Dec “Scope Art Show Miami” with Gallery Ho, Miami, U.S.A. (@Scope Art Show)
  • 2016 Nov “CCRT Aerospace” Project Seoul, South Korea (@Studio Concrete)
  • 2016 Oct SAMBYPEN 2nd Solo Exhibition “Wasted”, Seoul, South Korea (@FIFTY FIFTY Gallery)
  • 2016 May “Art Busan” with Gallery Ho, Busan, South Korea (@Bexco)
  • 2016 Apr “Finding Addiction” Exhibition&Live Painting, Seoul, South Korea (@Louis Club)
  • 2015 Dec Kolon “Art of Life”, Seoul, South Korea (@Toy Republic)
  • 2015 Nov “Art Edition”, Seoul, South Korea (@Hongik University)
  • 2015 Oct “NEOPOP”, Seoul, South Korea (@Gallery Mei)
  • 2015 Sep SAMBYPEN 1st Solo Exhibition “TIRED”, Seoul, South Korea (@Drawing Bl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