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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재는 훈훈한 미대 오빠이기에 앞서 진지한 제품 디자이너다. 2016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 2017 밀라노디자인 위크 ‘벤추라 람브라테’, 2017 [크래프트 트렌드 페어]에 참여했으며 토요타, 코치 등의 브랜드와도 활발한 협업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만든 제품들이 흥미로운 건 다양한 소재와 신기술을 실험하면서 일관된 조형미를 추구해왔기 때문이다. 평면적인 동시에 조형적이고 어딘가 회화적인 의자와 조명, 세라믹 제품들. 지금 김충재는 제품과 작품 사이에서 자신만의 컬렉션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2016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에 나갔을 때 부스 벽면이 이렇게 적어두었다. ‘기능에 대한 의구심으로부터.(From questions function)’ 무슨 뜻인가?

내 작업 테마다. 작업실에 두고 읽는 책 중 하나가 바우하우스에 관한 것인데 바우하우스의 기본 정신이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다. 애플이나 미니처럼 좋은 디자인이라고 알려진 브랜드들 역시 그 명제를 표방한 것이다. 하지만 내 경우엔 그 안에 갇히면 일반적인 게 나올 수밖에 없다고 느꼈다. 오히려 그 말에서 벗어나는 순간 굉장히 자유로워졌다.

스틸 소재를 주로 사용하다가 최근엔 세라믹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금속으로 만들면 조금 더 작품처럼 여겨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세라믹의 경우 화병이나 컵 등 일상생활에서 바로 사용 가능한, 좀더 제품화되는 마무리가 마음에 들었다. 사실 작업하기엔 금속보다 훨씬 까다롭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가마에 넣어봐야 결과를 알 수 있으니까 시행착오도 굉장히 많다. 데이터나 수치화되기 굉장히 어려운 소재인데, 지금은 디지털적인 기법으로 우연적인 요소들을 최대한 제어해내는 방법에 몰두하고 있다.

‘덕후’를 자처할 정도로 평소 새로운 기술에 굉장히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IT 기기들도 굉장히 좋아하고 신기술에도 관심이 많다. 지금 주목하고 있는 기술은 디지털 패브리케이션이다. 평면을 입체로 만들 때, 비정형 사물도 3D로 구현이 가능한 제조 기법으로 건축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건축에 관심을 갖게 됐다. 처음 점, 선, 면 같은 조형적 요소에서 시작된 관심이 조각 그리고 건축으로 점점 확장돼 가고 있다. 먼 훗날엔 설계에 도전해 보고 싶을 정도다.

사실 르 꼬르뷔지에나 자하 하디드 등 많은 건축가들은 동시에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구글에 그들의 이름을 검색하면 직업이 여러 개 나온다. 건축가, 작가, 제품, 주얼리 디자이너…. 너무나 대단한 사람들이라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앞으로 내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는 롤모델로 생각하고 있다.

개인 작업과 브랜드와의 협업은 어떻게 다른가?

다르지 않다. 이제껏 내가 생각해 보지 않았던 주제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돼서 오히려 재미있다. 최근엔 패션 브랜드와 함께 일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내 제품처럼 패션 역시 예술과의 경계를 넘나드는 분야니까 재미있는 작업이 되지 않을까 싶다.

최근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것은 무엇인가?

성곡 미술관에서 열린 앙드레 케르테츠 사진전. 르네 마그리트의 집을 사진, 뉴욕의 풍경 등 모든 사진이 너무 아름다웠다. 설정을 하는 게 아니라 어떤 순간을 기다려서 촬영한다는 그의 철학이 사진에서 오롯이 느껴졌다. 굉장히 상업적인 것 같은데 절대 상업적이지 않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작업이 풀리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나?

될 때까지 작업실에 있는다.

성실한 타입인가?

성실하다기보단 피곤한 타입에 가깝다.(웃음) 효율이 좋지 못한 상업적인 작가라고 할까, 보통은 양산을 하고 마케팅에도 힘을 쏟는데 오리지널리티에 집중하려고 하니까. 내가 그렇다고 해서 양산화를 부정적으로 보는 건 절대 아니다.

보통 아티스트들은 자신을 닮은 뭔가를 그리고 만든다. 당신 역시 그런가?

작품을 보면 날카롭고 조용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다만 미묘한 밸런스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은 좀 비슷하다. 예술, 공예, 디자인 모두를 경험했기 때문에 그 교집합 안에서 자유롭게 작업해보자는 마음이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고 싶지는 않다.

 

 

 

나무, 스틸, 세라믹 등 다양한 소재를 실험 중인 김충재의 작업 도구들
오래된 연인을 주제로 한 ‘커플 의자’
작업실에 두고 틈날 때마다 들여다보는 바우하우스와 데이비드 호크니 아트북
“세라믹의 경우 조금 더 일상적이고 제품에 가까운 작업이 가능한 점이 마음에 들었다. 지금은 디지털적이고 건축에 가까운 접근으로 세라믹의 우연적인 요소들을 제어해내는 방법에 몰두하고 있다.”

Photo by Jooyoung Ahn

Professional Experiences

Exhibition:

  • Ventura Lambrate, Milan, 2017
  • Seoul / Busan Design festival, Seoul, 2016
  • DDP x Upcycling exhibition, Seoul, 2016
  • Tokyo design week, 100 Creators exhibition, Tokyo,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