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한 아일렛 블라우스부터 록 밴드 로고가 담긴 빈티지 티셔츠,
수트 팬츠나 물 빠진 데님 팬츠를 매치한 2018 S/S 런웨이 룩만 봐도 알 수 있듯,
바이커 재킷을 스타일링하는 방식은 무궁무진하다.
그만큼 ‘바이커 재킷을 어떻게 입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개인의 취향을 대변할지 모른다.
여기, 10명의 사람과 바이커 재킷에 대해 나눈 이야기를 만나보길.
김충재, @chungjizzle, 제품 디자이너
약 8년 전 구입한 빈티지 제품.
반팔 티셔츠부터 깔끔한 스웨트셔츠까지, 어떤 옷이든 편히 입을 수 있어 자주 손이 간다.
여기에 도톰한 후드나 머플러를 걸쳐도 되니 일교차가 심할 때나 여행을 떠날 때면 꼭 챙기는 편이다.
남노아, @noahnam, 노앙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5년 전 뉴욕 아울렛에서 100불에 ‘득템’한 올세인츠(@allsaints) 바이커 재킷.
산뜻한 그레이 컬러이다보니 봄이 오면 데님과 흰티셔츠에 자주 매치하곤 한다.
저렴하게 구매해서 인지 험하게 다루는데, 그 덕에 해를 거듭할수록 빈티지한 멋이 더해진다.
강윤주, @belmakang, 스타일리스트
자칭 에디 슬리먼의 빠(?)인 나는 그가 디렉터인 시절의 생 로랑(@ysl) 램 스킨 바이커 재킷을 고민 없이 구입했다.
내 몸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듯한 핏은 기대 이상이었고,
블랙 턱시도 미니스커트와 매치하면 로큰롤 무드로 나를 절로 인도하는 기분이 들 정도다.
김재훈, @kimjaehoone, 포토그래퍼
바이커 재킷이라고는 작년 가을 프랑스 생트로페의 편집 매장에서 구입한 iro(@iroparis) 제품 딱 한벌 갖고 있다.
입어봤을 때 마음에 들어 덜컥 구입하고, 막상 서울에서 잘 안 입게 되는 것이 함정이지만.
평소 큼직한 아노락이나 후드를 입는 내 스타일과 잘 맞지 않다보니,
가끔 티셔츠 위에 슬쩍 얹어 입는 정도다.
한상은, @sangeunhan, 스피커 패션 에디터(left)
대부분 블랙을 클래식 컬러로 꼽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발렌시아가(@balenciaga)의 네이비 컬러 바이커 재킷을 본 순간 구입을 결심한 것도 그 때문이다.
쉽게 볼 수 없는 컬러인데다 클래식한 디자인까지, 언제 어디서나 빛을 발하는 단 하나의 아이템을 꼽는다면 이것.
소민준, @iamminjoon, 브랜드 PR(right)
어떤 옷이든 오버사이즈로 입는 나는 몇 해 전부터 내가 좋아할 법한 바이커 재킷을 사기 위해 ‘벼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친한 친구가 런칭한 아쎄르(@hacer_seoul)의 가죽 재킷은 딱 내가 찾던 스타일이었고,
옷장을 가득 채운 남성용 티셔츠나 후드 위에 자주 걸치는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미림, @mirimlee0512, 스피커 디렉터
아크네 스튜디오가 첫 런웨이를 선보였던 2010년. 아크네 스튜디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요니 요한슨을 인터뷰하러 파리 마레의 쇼룸과 매장을 방문했을 때 구입한 재킷이기에 개인적으로 추억이 깃든 아이템이다. 특히 다른 가죽 재킷에 비해 얇고 가볍고 부드러운 소재라 편안하게 입기 좋아 더욱 자주 손이 가는 편. 겨울엔 코트 안에 레이어드 해서 입기도 하고 봄날엔 가벼운 원피스나 캐주얼 룩에 툭 걸쳐 입는 식으로 활용해 한여름만 빼고 거의 사계절 내내 즐겨 입고 있다.
성휘, @sunghwi_, 필름 디렉터
평소 가죽 재킷을 자주 입는 내게 무엇보다 특별한 제품이 있다.
안티매터(@antimatter_offcial) 디자이너로부터 선물 받은 재킷으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쇼피스다.
2017년 S/S 컬렉션 런웨이에 올랐던 이 재킷에 애착이 쏠리는 건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박규연, @kyuuuuuuuuu, 스피커 뷰티 에디터
2년 전, 터프한 블랙과 다른 매력에 반해 구매한 인스턴트 펑크(@instantfunk_official)의 브라운 컬러 오버 사이즈 바이커 재킷. 크게 고민할 것 없이 그저 ‘툭’ 컬쳐도 어디에나 잘 어울리지만,
나의 경우 와이드한 데님 팬츠와 매치하거나 실키한 슬립 원피스와 즐겨 입는 편이다.
박태일, @taeilpark, <벨보이> 매거진 편집장
2000년 초반으로 기억한다. 바이커 재킷을 자주 입지도 않고, 잘 어울린다 생각지도 않는다.
그래도 한 벌 사야 한다면 옛날식 쇼트(@schottnyc) 페르펙토 바이커 재킷이어야 한다 믿었다.
쇼트의 가죽 재킷은 대량 생산 이전과 이후가 확연히 다르다. 실루엣도 다를 뿐 아니라 가죽이 한층 더 단단하고 묵직하다.
빈티지 쇼트 재킷이야 말로 ‘진짜’ 바이커 재킷.
옛날 남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새하얀 티셔츠에 꽤 와이드한 피드의 치노 팬츠와 함께 입을 거다.
팬츠 색깔을 검정색으로 고르고 ‘최신식’ 나이키 러닝 슈즈를 신는 것으로 ‘현대화’하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