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체구로 1000°C이상의 가마 앞에 서 있는 양유완은 거침이 없다.
녹아 있는 유리를 파이프 끝에 고정해 있는 힘껏 불고 바삐 움직여 형태를 만들어가는 모습이
유리와 그녀만의 새로운 세상을 만든 듯했다.
어딘가에서 양유완의 작품을 본다면 바로 알아차릴 수 있을 만큼 눈길을 사로 잡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중이다.
투명한 유리에 알록달록한 컬러 조합으로 신선함을 주고 도자, 금속, 옻칠 등 생각하지 못한 재료를 더해 감탄을 자아낸다.
단순한 아름다움이 아닌 자신의 가치관과 개성을 작업에 녹이는 그녀는 오늘도 분주하다.
모와니 글라스의 의미는 무엇인가.
皃(모양 모)와 Wani (영어 이름)가 더해진 단어이다. 모와니는 다양한 모양의 작업, 다양한 모습의 작가 양유완을 표현한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이력이 있다. 유리 공예로 방향을 바꾸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할 때 자동차의 눈으로 보여지는 헤드라이트 디자이너를 꿈꿨다.
졸업 작품 준비 중에 조명을 디자인하며 유리가 필요한 부분이 있었다. 그 때 유리의 매력에 빠져 부전공으로 시작한 유리 공예가 지금의 나를 만들어 주었다.
모든 작품들이 비정형화되어 더 매력적이다. 비정형화된 작업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외국에 나가면 애국자가 된다고 했다. 나 역시 그랬다.
유학 생활 중, 영국 대영 박물관에서 우리나라의 전통 백자, 달항아리를 마주했다.
유려한 선이 보는 시각에 따라 묘하게 다른 느낌을 주고 우아한 분위기 그리고 볼수록 매력적인 깊이감이 나를 사로 잡았다.
그 후 비정형화된 작품의 아름다움을 유리 공예에 반영했다.
유리와 도자가 조화를 이룬 작품이 인상적이다. 다양한 소재에 대한 영감은 어디서 얻는지.
오랫동안 산업디자인을 공부해서 소재의 다양함과 융합에 관심이 많다.
우리나라 전통 도자기를 비롯해 화문석이나 유기, 옻칠과의 결합 또는 현대적인 신소재들과의 믹스매치를 통해
작업을 재해석한다.
가장 재미있었던 재료를 꼽자면?
도자기 유약.
변화하는 색감이나 질감이 흥미롭고 동양의 무드가 서양적인 소재인 유리에 더해지며 만들어 내는 조화가 신선하다.
제품이 완성되는 과정 중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인가.
나의 작업 혹은 작품이 누군가에 선택되는 순간.
그 순간, 나의 생각과 의도가 누군가와 맞아 떨어지며 드는 만족감과 함께 즐거움을 느낀다.
작업 외에 또 다른 취미가 있다면?
운전하며 돌아다니는 걸 좋아한다. 자동차는 가장 컴팩트한 이동식 공간으로 나만 누릴 수 있는 가장 프라이빗한 시간을 준다고 생각한다. 그 안에서 음악도 듣고 사색에도 잠겨보며 아이디어 구상 및 계획도 세우곤 한다.
운전을 하며 가고자 하는 곳을 가다 보면 이따금 지름길로 가기도 하고 샛길로 새는 날도 있다. 그 시간과 경험이 나에게 소중한 시각적 영향과 영감을 준다.
보통 하루를 어떻게 보내나?
일상에서 항상 새로운 영감을 얻는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새로운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보내는 시간이 소중하다.
때로는 나의 작업에서 벗어나 그림 그리기, 옻칠, 폴로 등을 하며 나 자신을 리셋시키는 시간을 갖는다.
인플루언서는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인물이다. 인플루언서로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력을 주고 싶은가.
바쁜 생활 속 잠시 멈춰 설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문득 작가 양유완을 떠올리거나 모와니 글라스의 작품을 바라봤을 때 투명하고 영롱한 기분을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가 전달되었으면 한다.
Photo by Sungwoong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