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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와 분홍의 가운데 꿈꾸듯 몽환적인 음악이 흐르는 공간. 누구에게나 익숙한 감정을 독보적인 색감과 화법으로 그리는 작가 신모래의 그림에는 이런 공간에 대한 향수가 녹아 있다. SNS에 올린 그림이 공감을 얻으며 2013년부터 신모래라는 이름의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기 시작한 작가는 지난 몇 년간 전시 활동과 화집 출간, 브랜드나 매거진과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며 숨가쁘게 자신의 영역을 확장해 왔다. 혜성처럼 나타나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팬덤을 형성시킨 신모래의 그림은 뉴 제너레이션의 감정과 문화적 욕구를 대변하고 있다. 대중이 신모래의 그림에 홀린 듯 빠져들고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제 그림은 일기장 같아요. 어디서 영감을 얻기 보다 저와 가까운 것들을 그리는 것을 좋아하죠. 모호하게 보이지만 그 속에 녹아 있는 정서는 분명하길 바라고요.” 신모래의 그림이 번지는 시간, 세상은 침착한 네온 컬러로 가득 찬다.

어떤 것을 주로 그리나?
나와 가까운 것들을 그리기 좋아한다. 방에 혼자 있는 사람들이라든가 어딘가로 멍하니 실려가고 있는 버스 안이라든가. 그릴 당시의 내 상황이나 정서가 많이 반영되어 있는 그림들이 많다. 내 생활에서 영감을 얻는 편인데, 밖에 나가지 않으면 방 안의 모습만 그린다. 연애할 때는 커플도 많이 그리고 고양이도 그리고. 영감을 받는다는 것 보다는 그려 두고 싶은 마음을 일게 하는 작은 것들을 좋아한다.

신모래에게 일러스트란 어떤 의미인가?
그림은 내게 말이다. 말을 잘 못 하고 하기 싫어해서 그림을 그리게 됐다. 그림을 업으로 생각하고 나서는 이런 부분이 조금 희석됐지만 지금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뭔가 잊어버리거나 기억하고 싶을 때 메모하듯,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보내듯 빨리 그리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그래서 그림에 묘사가 많이 없다. 내 그림은 공들여 그린 그림이기보다 원하는 메모를 다 그리면 거기서 끝내고 다음으로 넘어가고 다시 넘어가는 방식이다. 특별히 애착이 가는 그림이 있다기 보다 하루 하루가 모여 소중한 일기장 같다.

자신만의 독보적인 그림 스타일은 어떻게 완성됐나?
그리고자 하는 장면이 떠오르면 그에 대한 메모를 한 뒤 작업으로 옮기는 과정을 가진다. 글로 먼저 써 둔 뒤 그림으로 옮기는 것이다. 그림체나 스타일에 대한 시행착오보다는 취미가 일로 정착해가는 과정을 겪는 것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어느 부분까지 소모해야 하는지 잘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일을 시작할 당시 일러스트레이터는 주로 외주 작업을 하는 이미지가 컸는데 나는 외주 작업을 잘 할 수가 없었다. 그림체 특성상 제한적인 부분이 많았고 일방적인 가이드라인에 따르는 작업을 꺼려 하기도 했다. 그래서 자연히 작가가 적극적으로 자신의 그림을 전개할 수 있는 콜라보 작업을 많이 하게 됐다. 지금은 기업과 일러스트레이터가 협업하는 사례가 많아졌지만, 당시엔 이런 케이스가 많이 없었기 때문에 서로가 배우면서 일을 했던 것 같다.

작품의 분위기와 본인의 성격이 닮아 있다고 생각하나?
어느 부분은 아주 명확하게 반영이 되어 있지만, 내 모든 속성을 담는 것은 피한다. 작업을 할 때 선택한 무드는 재료일 뿐이라 생각하며 그린다. 쓸쓸할 때도 있지만 대책없이 들뜰 때도 있으니까. 친구들은 “사람들이 신모래가 이렇게 짓궂은 걸 알아야 한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 그림과 내가 닮았다고 하면 흐뭇하고, 시간이 지나 “모래씨 이런 사람이었어?”하며 의외라 느끼는 것도 즐겁다.

SNS는 작가와 독자의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플랫폼이다. 이 공간에서 활동하는 작가로서 느끼는 장단점은 무엇인가?
그림 전공자가 아니라 작가 활동에 대한 기대가 없었다가 SNS에 조금씩 공유하기 시작한 그림이 퍼져 나가는 걸 보니, 기쁜 동시에 의아하기도 했다. 내 그림을 보고 반응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가장 신기했고 여전히 감사하다. 인스타그램으로 활발히 소통하는 작가는 아니어서 피드를 더 자주 올려 달라 거나 라이브를 더 자주 했으면 한다는 팬분들의 의견도 있고, 개인 작업을 하던 것이 업으로 확장되면서 사람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꼭 전달해야 하는 역할도 생겼다. 이 지점이 아직 어려운 것 같다. 결국 내 페이스대로 하겠지만 팬이 있는 작가로 활동하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라고 생각한다.

GIF 컨텐츠도 제작한다. gif 형태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정지한 그림과 애니메이션의 중간에 있어서 좋아한다. 서사가 뚜렷하지 않아도 되고 한 모션이 계속 반복되는 것도 재미있다. 예를 들어 뒤돌아 있는 남자를 그린 그림이 서서히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린다면 감정적으로 와 닿는 부분이 훨씬 증폭될 테니까. 기억을 소재로 그림을 많이 그리기 때문에 움직임이 반복되는 구간이 아주 중요한 순간처럼 느껴지게 하는 데에는 gif가 최적이라고 생각했다.

일러스트 책을 작업 중이다. 어떤 내용을 담았나?
활동 초기부터 같이 작업한 예술 서적 출판사에서 매년 몇 권의 책을 냈는데, 작년 여름부터 대중서 출판사 두 곳에서 책 출간 제안이 와서 준비하고 있다. 처음엔 부담스러워 고사했지만 평소 작업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가 그림을 책으로 남길 기회가 있으면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해서 수락하게 됐다. 글과 그림이 같이 들어가 있어 내 작업과 독자들의 거리감을 좀 더 좁힐 수 있을 거라 예상한다.

여가시간 활용법이 궁금하다.
게임을 너무 좋아해서 이십 대 때는 커뮤니티에서 네임드 유저 활동을 하기도 했다. 그 닉네임은 누구에게도 밝히지 않을 거지만. 어릴 때 ‘이코’라는 콘솔 게임을 아버지가 사 주셨는데 충격을 받았다. 게임은 스토리와 아트워크, 분위기, 인물의 백그라운드 등 완전 총체적인 예술 작업이기 때문이다. 당시엔 이게 뭐지? 나도 이런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됐다.

브랜드와의 협업을 많이 하고 있는데, 기억에 남는 작업과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작업이 있다면?
패션 브랜드 아더에러와 엔터테인먼트 그룹 SM과 협업했던 것이 기억에 가장 많이 남는다. 아더에러는 활동 초기에 진행한 첫 콜라보레이션이었는데 정말 자유로운 작업이었다. 그래서 이후로 두 번이나 같이 작업했다. SM과 했던 작업은 반응이 제일 좋았다. 사옥에 전시도 되고 굿즈도 만들고 여러모로 뿌듯했다. 개인적으로 샤이니와 레드벨벳을 좋아하다 보니 편파적으로 그리지 않도록 주의하느라 애썼던 기억이 난다.

스피커와 함께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다면?
일러스트 룩북이나 짧은 애니메이션이 필요한 작업을 한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 한 컷으로 정지된 작업보다 연속적으로 사람들이 몰입할 수 있는 그림을 많이 그리는 게 지금의 목표이기 때문에 나와 잘 맞는 작업이 있다면 같이 해보고 싶다. 동물복지 관련된 작업도 할 수 있다면 좋겠다.

궁극적으로 성취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예전엔 작가로서 이런 것들을 꼭 해야 하겠다는 목표가 있었다면 지금은 안전한 개인으로써 내 생활을 돌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싶은 만큼 그리는 것을 지켜가고 싶다.

 

Photo by Youngsang Chun

Professional Experiences

Exhibition:

  • 2018 ROMANCE PART II @ LOTTE GALLERY
  • 2017 ONE PAGE GROUN EXHIBITION @ LOTTE GALLERY
  • 2017 ロマンス 2017 SOLO EXHIBITION @ ROCKET IN TOKYO
  • 2016 ‘YOUNG AND BEAUTIFUL’ COLLABORATION SOLO EXHIBITION @ SM ENT
  • 2016 “ㅈ.GIF” SOLO EXHIBITION @ DAELIM GUSELMOA
  • 2015 “LIFE IS UNWRITTEN.” WITH PEOPOLET
  • 2015 BRACKET, BLANKET SOLO EXHIBITION
  • 2015 SSE ONLINE EXHIBITION
  • 2015 DELITOYS ART TOY EXHIBITION
  • 2015 ADER ERROR EDITORIAL
  • 2014 48P PROJECT SOLO EXHIBITION @STUDIO ZEMI

Collaboration:

  • 2018 FADER
  • 2018 HOEGAARDEN
  • 2017 URBAN RESEARCH 20TH
  • 2017 DORE DORE
  • 2017 SURAN’S 1+1=0 M//V
  • 2017 SK WYVERNS
  • 2016 KT
  • 2016 TVN 10TH ANNIVERSARY
  • 2016 VOGUE 20th anniversary
  • 2016 DAELIM MUSEAM
  • 2016 PUMA
  • 2015 PAPERPACK STUDIO
  • 2015 NOMEDALIST BY CRACKER
  • 2015 ADER ERROR
  • 2015 SM ENTERTAINMENT

Press:
MONTHLY CA, WIRED MEGAZINE IN JAPAN, MARIE CLAIRE KOREA, W KOREA, DAZED, I.T POST MAGAZINE IN NEWYORK, DOUBLE DOT MAGAZINE IN NYC, POPEYE MAGAZINE IN JAPAN, GINZA TOKYO, MDESIGN, NYLON KOREA, D.P.I MAGAZINE IN TAIWAN.

Lecture:

  • 2018 TEDX KOREA UNIVERSITY
  • 2018 HONIK UNIVERSITY VISUAL DESIGN COLLOQUIUM
  • 2017 SEOUL ILLUSTRATOR FAIR
  • 2016 Y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