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샤 폴레는 어렸을 때부터 사진 작업을 하며 미술을 접했고 영상, 설치, 오브제 작업을 하는 융복합 미술을 전공하였다. 독일에서 암스테르담을 거쳐 현재 한국에 거주하고 있으며, 자신의 모든 작업의 토대가 된 사진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교수이다. 그는 수많은 도시를 거치면서 영역을 구분 짓지 않고 창작이라는 큰 범주 안에서 끊임없는 시도를 한다. 사진으로 촬영한 이미지를 유리, 천,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여 작업하고 미디어를 통해 보여주는 방식이다. 그의 창작이 다양한 분야로 널리 번지길 기대해본다.
유리, 세라믹, 대나무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하여 오브제 만드는 작업을 한다. 시리즈 작업이 되기도 한다. 이런 작업 방식의 이유가 있나.
모든 재료는 역사, 형태, 질감 등이 다르기 때문에 재료를 해석하고 다양한 실험을 통해 새로운 결과를 발견하는 것을 좋아한다. 재료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할 시 전문가의 의견과 도움을 받기도 한다. 그 속에 예측할 수 없는 결과들로 인해 시리즈가 되며 시리즈로 작업하는 것은 같은 모티프 내에서 다양한 변형을 가능하게 한다.
개인 작업은 입체적인 작업 위주이지만 학교에서 사진을 가르친다. 사진을 원래 전공하였나. 사진이 자신의 작업에 미치는 영향은?
미술 학교 입학 전 암실에서 아날로그 사진 형상 실험을 많이 했다. 그 후 미술을 공부하게 되면서 오브젝트, 조각, 비디오, 설치 등을 공부하며 융복합 미술을 전공했다. 사진은 새로운 프로젝트의 시작점으로 많이 사용한다. 평면적인 이미지를 입체적으로 변형한다. 식물을 촬영한 이미지를 변형하여 대나무로 제작한 소쿠리처럼.
한국에 오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독일/네덜란드에서의 삶과 한국에서의 삶의 차이점은?
2005년, 한국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석하기 위해 처음 방문하게 되었다. 그 이후 독일과 한국을 오가는 교환 프로그램인 ‘인천 아트 플랫폼’에 합류하게 되면서부터 지금까지 독일과 한국을 오고 가는 생활을 하고 있다. 다양한 나라에서 생활해보았지만 각 나라마다 삶은 항상 다르고 예상치 못한 가능성이 생긴다. 그것이 나의 작업에 좋은 영향을 끼친다.
작업할 때 영감은 어디에서 얻나.
영화, 책, 공예품, 공간, 환경 등 나의 주변의 모든 것에서부터 영감을 받는다. 특히, 문화에 관심이 많아 지역과 배경을 참고하여 탐구하고 새롭게 해석하는 것을 좋아한다. 패턴과 장식품을 통해 작업하고 수집하는 것도 좋아한다.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 나만의 해결책은?
더 일에 집중하고 노력하려고 한다. 그래도 되지 않으면 한동안 작업과 거리를 둔다. 기다리는 것이다. 다른 프로젝트에 집중하기도 하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며 머리를 환기시킨다.
가장 좋아하는 자신의 작품을 꼽자면?
지금 진행 중인 <Passage>이다. 독일의 뒤셀도르프, 베를린, 암스테르담부터 서울, 안성까지 살았던 도시의 깨진 아스팔트 이미지를 추상적으로 패턴화하였다. <Passage>에서는 거시적이고 미시적인 것들이 지도처럼 유기적으로 구성된다.
책을 출간할 예정이다. 책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해달라.
<Earth>라는 제목의 커피 테이블 북을 제작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일회용 컵의 사용과 그로 인한 쓰레기, 사람들이 커피를 통해 얻는 일에 효율성에 대한 생각에서부터 시작됐다. 자연 재해, 지구 온난화의 흔적, 자원 고갈 등의 이미지와 커피 자국의 비슷한 패턴을 찾아 각 이미지에 이름을 붙인다. 사회적 이슈를 예술적인 접근으로 풀어내려고 한다.
앞으로 스피커와 함께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다면?
순수 미술 위주의 작업을 해왔다. 스피커와 함께 인테리어, 패션 등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 한국의 전통적인 공예, 미술과 관련된 작업을 해보고 싶다.
삶의 철학 혹은 지향점은?
To think from match to match, while aiming to improve.
Photo by Sungwoong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