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프리다’의 대표 김지현은 유명하고 값비싼 작품보다는 지금 자신이 주목하는 작품으로 ‘갤러리 프리다’를 채워나간다. 새롭고 본질적인 아름다움을 찾는 특유의 성향 때문이다. 평소의 일상 또한 그렇다. 화려한 메이크업보다는 반신욕과 보디 오일, 꾸준한 운동으로 심신을 다독인다는 그녀. 누구나 쉽게 접근 가능한 예술적 풍경을 만들고 있는 김지현의 라이프스타일을 들여다봤다.
‘갤러리 프리다’의 아트 디렉터로서 하는 일을 말해준다면?
전반적인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신인 작가들 작품을 소개하고 협업을 하거나 브랜드와의 작업을 제안하기도 한다. 기존의 갤러리들과는 접근 방식이 좀 다른 것 같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의 프린트 에디션이나 아트 상품, 피겨들이 많은 것도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마이분 같은 편집숍에서 작품을 판매하는 것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인가?
생활 공간 속에 그림이 있는 풍경을 좋아한다. 그림은 갤러리에서 보는 것보다 가구나 옷과 함께 어우러졌을 때 가장 아름다운 것 같다. ‘그림 한 점의 영향력’이란 말을 무척 좋아해서 인스타그램 피드에도 그림으로 인테리어를 한 공간 사진들을 많이 올리는 편이다. 그림 한 점이 공기 자체를 바꿔놓는 경험을 공유하고 싶기 때문이다.
아티스트와 함께 진행한 컬래버레이션엔 어떤 것들이 있나?
디자인 그룹 ‘하우스 오브 콜렉션즈’와 함께 ‘미러피스’ 에디션을 만들었다. 프레임, 여백, 사이즈 같은 세세한 부분에 내 의견이 반영돼서 개인적으로도 무척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또, 엄윤나 공예 작가와 핸드 메이드 조명 아트피스를 제작하기도 했다. 협업 자체도 작가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주고 싶어서 시작했다. 때문에 수익이 나기 전까지의 초기 비용은 갤러리 쪽에서 부담한다.
왜 사람들이 미술품을 산다고 생각하나?
경제적인 투자 목적으로 미술품을 구매할 수도 있지만 그건 예술이 주는 열 가지 즐거움 중 하나 정도일 뿐이다. 개인적으로는 구매 후의 만족감이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보통 쇼핑은 찰나의 재미인데 미술의 경우는 그 감정의 질이 다르다.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절로 좋아지고, 볼 때마다 느낌이 매번 다르며, 결국엔 삶이 풍성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예전에 뉴욕 도날드 저드 파운데이션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갤러리도 아니고 침실에 현대 미술 작품들이 턱턱 걸려있고 한가운데 매트리스만 덩그러니 놓여있는 모습이 충격적이었다. 나도 꾸준히 컬렉팅을 해서 언젠가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다.
지금 개인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아티스트가 있다면?
워낙 새로운 작가들을 발견하는 걸 좋아해서 앞으로 계속 바뀌겠지만, 지금은 백경호 작가와 장종완 작가를 주목하고 있다. 아티스트 특유의 수줍음과 순수함은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시각적으로 위트와 센스를 명민하게 풀어내는 작가들에게 매력을 느낀다.
새로운 작가를 찾아내는 통로를 말해준다면?
아트에 관련된 웹사이트를 수시로 들어가서 나라 별로 지금 하는 전시를 쭉 둘러본다. 취향에 맞는 전시를 찾으면 그 갤러리의 지난 전시들까지 샅샅이 살피는 편이다. 여행지에서도 작은 갤러리들까지 하나하나 찾는 걸 좋아한다. 전시를 하지 않는 시기라도 그냥 그 공간 자체가 큰 공부가 된다. 갤러리에서 풍기는 향이나 브로셔, 폰트를 둘러보면서 그중에 가장 멋진 것을 흡수시키는 거다.
평소 예술 외에 즐기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운동과 와인. 내 일상은 일과 가족, 운동으로 이루어진다. 오전 시간은 골프와 테니스를 하고 오후에는 갤러리에서, 저녁은 가족들과 보내는 식이다.
뷰티에 관한 팁을 준다면?
실제 파우치 안에 색조 메이크업 제품은 거의 없다. 반식욕이나 두피 케어를 즐기고 평소에도 향수를 사용하기보다는 오일이나 헤어스프레이로 향을 내는 편이다.
궁극적으로 성취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나 역시 미술을 전공했기 때문에 작가들의 상황이나 심정을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때문에 작가의 입장에서 운영하는 갤러리로 남는 게 목표다. 그리고 미래엔 한국의 좋은 작가들을 해외 예술계에도 소개하고 싶다.
Photo by Jooyoung 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