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SBS <영재발굴단>에 출연한 김하민은 9살 어린 아이답지 않은 과감하고 굵은 붓의 터치와 예상치 못한 컬러 조합을 보여주며 그림 영재로 소개되었다. 김하민의 집은 전시회를 연상케 할 만큼 그의 그림으로 가득하다. 집안의 벽과 천장 심지어 유리까지도 그의 도화지가 된다. 김하민은 생각하고 느끼는 것을 해보고 싶은 그대로 ‘그냥’한다. 손바닥에 물감을 묻혀 종이 위에 찍어내기도 하고 아크릴 물감과 유화 물감을 섞어보기도 하고. 하지만 그림이 담고 있는 내용과 작업에 대한 열정은 가볍지 않다. ‘우리나라를 위한, 우리나라를 알리는데 꼭 필요한 화가가 되고 싶어요!’라고 망설임 없이 말하며 요즘은 민주화 운동을 하셨던 분들을 캔버스에 기록하고 있다. 따뜻한 위로가 되어줄 앞으로의 그의 작품 세계가 기대된다.
그림책<하민이의 그림 그리고 싶은 날>을 발간했다. 책을 발간하게 된 계기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을 소개하자면?
처음 그림을 그려서 발간한 동화책<웃어요, 고릴라 할아버지>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 그림을 출판사 김영사에서 보고 책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해주셔서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내가 그린 모든 작품을 사랑하지만 그 중에서도 그림<달리>와 <윤봉길 의사>를 가장 좋아한다. <윤봉길 의사>는 한 달 넘게 위인전과 사진, 영화를 찾아보며 당시 일어났던 사건들을 수집했으며 그 과정 속에 화가 나기도 했다. 설움의 아픔을 참아가며 꿈과 나라를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은 윤봉길 의사의 마음을 닮고 싶은 마음으로 그렸다.
작품을 보면 유화, 세밀화, 드로잉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작업을 한다. 특히 좋아하는 재료나 방식이 있나.
일단 하고 싶은 걸 해보고 재미있는 방법을 찾아 작품으로 만들어 보는 게 나의 방식인 것 같다.작품을 선택하고 내가 받은 느낌과 가장 가까운 방식으로 물감을 선택하고 재료도 찾아서 시도해본다. 다양한 시도로 만들어진 작품은 몇 년이 지나서 보면 그때 그날의 기분이 생각난다.
다양한 컬러가 들어간 작품이 인상적이다. 컬러를 배합하는 나만의 비결은?
다양한 색을 아주 빠르게 표현할 때 너무 재밌다. 다양한 색이 들어가는 그림을 그릴 때 음악을 꼭 틀어 두고 작업을 한다. 그러다 보면 그림에 신나는 감정이 표현된다. 큰 붓으로 음악에 맞춰 손이 춤추듯 움직이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영감은 어디서 얻나.
5살 때부터 다빈치와 미켈란젤로, 라파엘로의 작품을 보며 영감을 받았고 6살 때부터는 책에서 영감을 받았다. 책을 통해 집에서 많은 작가님들의 그림을 손쉽게 볼 수 있었다. 7~8살 때는 미술관과 전시회를 많이 보러 다녔다. 전시회는 나의 놀이터였다. 전시회가 문여는 시간에 들어가 마치는 시간까지 있다가 오는 날이 많았다. 그 이후 지금까지 다양한 전시회와 아트 페어를 다니며 다양한 그림을 보고 사진을 찍어와서 직접 연구해 보기도 한다. 계속 나만의 방법을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듯하다. 현재 작업 중인 작품을 소개하자면?
역사는 어렸을 적부터 관심이 많았다. 그러다가 점점 우리나라의 작가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우리나라 역사에 빠지게 되었다. 현재는 또래 친구들이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스케치북에 만화와 이야기 형식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를 마음에 새기며.
롤 모델이나 영향을 받는 아티스트가 있다면?
충재 선생님. 처음으로 나에게 훌륭한 화가가 될 수 있다고 칭찬해주신 분이며 선생님처럼 열심히 노력하는 예술가가 되고 싶다. 20년이 흘러 나와 같은 꼬마 화가를 만났을 때 꿈을 심어주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화가가 꿈이다.
가장 소중한 3가지를 꼽자면?
나를 든든히 지켜주는 가족과 마음껏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손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나와 붙어 다니는 인형 ‘강순이’.
그림을 그리는 것 외에 취미가 있나.
사진 찍기와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등의 악기를 연주하는 걸 좋아한다. 또 밖에 나가서 곤충을 채집하는 것도 재밌다. 세상에 재미있는 것이 너무 많다. 그 모든 것은 나의 캔버스에 살아난다.
앞으로 어떤 화가가 되고 싶은가.
좋아하는 것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조각도 하며 틈틈이 동화책을 출간할 생각이다. 우리나라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멋진 화가가 되고 싶다.
Photo by Sungwoong Kim